[기사][서울신문] [청년, 고립되다 4] [단독] 절반의 청춘,‘나’를 가두다 (22.07.18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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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청년, 고립되다]

[단독] 절반의 청춘,‘나’를 가두다


<상>2030세대 창간 설문조사

무한경쟁·폭력에 ‘마음의 문’ 닫아
둘 중 한 명은 “물리적 고립 경험” 



청년 2명 중 1명은 연락을 두절한 채 스스로 방 안에 자신을 가두는 고립 상태의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. 학창 시절부터 무한 경쟁에 내몰려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감 혹은 학교폭력·가정폭력, 진학 실패 등 부정적 경험의 무게에 짓눌린 청년들이 주변의 도움조차 기대하지 못하게 되자 ‘마음의 문’을 닫아 버린 것으로 분석된다.


서울신문이 창간 118주년을 맞아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,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와 함께 지난 6~13일 만 20~39세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500명 중 250명(50.0%)은 “물리적 고립을 경험한 적이 있다”고 답했다.


물리적 고립은 가족 외 타인과 직접적인 접촉 없이 생활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외출만을 하거나 전혀 외출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. 고립 기간은 ‘1개월 이내’가 36.1%로 가장 많았고 ‘1개월 이상~3개월 이내’ 31.3%, ‘3개월 이상~1년 이내’ 19.8% 순이었다. 1년 이상 고립 상태를 경험했다는 비율도 12.8%로 적지 않았다.


정서적으로 의지할 사람이 없거나 혼자뿐이라는 심리적 고립감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81.1%가 “그렇다”고 답했다. ‘가끔 고립감을 느낀다’는 비율이 56.6%로 가장 많았고 ‘종종 느낀다’(21.1%), ‘매일 느낀다‘(3.4%)가 뒤를 이었다. 고립의 원인에 대해선 응답자의 26.7%는 ‘성격 등 개인 문제’라고 답했다. ‘대학·취업 등 실패 경험’(19.4%), ‘소득·주거 등 경제적 문제’(14.2%), ‘따돌림·폭력 경험’(12.9%)을 꼽은 응답자도 있었다.


코로나19가 고립을 심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71.9%가 그렇다고 했다. 이 중 “매우 그렇다”는 답변도 23.1%나 됐다.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17일 “코로나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소통이 단절돼 고립이 심해진 경향도 있을 것”이라고 말했다.


국무조정실은 18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고립·은둔 여부 식별 등 ‘청년(만 19~34세) 삶 실태조사’를 처음으로 실시한다.


신융아 기자

김헌주 기자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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