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사업1부 이야기 (vol.2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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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름다운재단X리커버리센터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 

- 일대일 만남 이야기 -
2021.05.09








"이런 예쁜 카페에는 처음 와 봤어요.
제가 사는 이 동네가 핫플레이스라고들 하긴 하던데...
저는 한 번도 돌아다녀 본 적이 없어요.
아니 근데, 무슨 커피가 6천원 씩이나 해요?"







왜인지 유독 더 고달픈 삶의 길을 걸어왔던 너는,
카페의 이곳 저곳을 수줍게 핸드폰 카메라에 담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.

정신적으로도, 물질적으로도 더욱 힘들어지기만 하고.
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이 인생이 하루하루 지날 수록 너무 힘들기만 해서,
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. 손 놓아 버리고 싶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고.


감히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까하여,
너와 비슷한 길을 걸어 왔던, 치부라 여겼기에 스스로 수치스럽게 여기곤 했던
지난 이야기를 털어놓는 나와 그 이야기를 잠자코 숨 죽여 듣던 너는.

한참을 그렇게 물기어린 두 눈을 오래도록 맞추다가,
손을 꼭 붙잡은채 카페를 빠져나왔다.



네가 한 번도 거닐어 본 적 없다는 그 거리의 골목골목을 한참 깔깔거리며 거닐다가,
시간이 늦어 버스를 태워 보낸다. 버스가 저 멀리 사라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
너는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내게 "안녕히가세요." 연신 손을 흔든다.



지난 날의 상처와 고통이,
나 스스로 수치스럽게 여겼던 그 시간들이,
너를 만나기 위해 겪어온 것들은 아닐까 라는 생각에....

오히려 다행이라는 마음이 몰려들기 시작했다.

지울 수 있다면 지우고 싶었던 그 시간들에,
조금이나마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품을 수 있게 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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